올리브 품종 알아보기 #01 피쿠알
— 스페인 올리브의 중심, 피쿠알 (Picual)

집에서 드시는 올리브오일의 품종이 무엇인지 한 번이라도 생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아마 대부분은 없으실 거예요. 사실 그게 자연스러운 일이기도 해요. 한국에 수입되는 올리브오일의 상당수는 단일 품종이 아닌 블렌딩(blending) 오일이기 때문이에요. 품종별로 맛이나 향과 같은 특성이 다르다 보니 상품화하기 좋게 여러 품종을 섞어 시중에 판매하는 경우가 많은 거죠. 그렇다면 그 블렌딩의 기본 베이스가 되는 품종은 무엇일까요? 바로 피쿠알 품종인데요. 그래서 오늘은 전 세계 올리브오일 생산량의 약 25%를, 스페인 전체 생산량의 약 50%를 차지하는 가장 대표적인 이 피쿠알 품종에 대해 알아볼 거예요.
[ 세계에서 가장 많이 생산되는 올리브 품종 ]
세계에서 올리브오일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나라가 스페인이라는 건 많이들 알고 계시죠. 그렇다면 스페인 안에서 올리브오일을 가장 많이 생산하는 지역은 어디일까요? 바로 하엔(Jaen)이라는 지역인데요. 하엔 하나의 주에서 나오는 올리브오일 생산량이 그리스나 이탈리아 한 나라의 전체 생산량을 넘어설 정도랍니다. 물론 그리스나 이탈리아에도 좋은 올리브오일이 많이 있지만 특히 하엔 지역에는 정말 다양한 올리브오일이 존재해요. 그중에서도 하엔 지역에서 생산되는 약 90%의 올리브오일이 바로 오늘 소개하려는 피쿠알 품종이에요. 그리고 여러분 주방에 있는 올리브오일도 대부분 이 피쿠알을 베이스로 한 블렌딩 오일일 가능성이 높아요. 왜 그런 건지 알아볼까요? 지금부터 피쿠알의 장점을 하나씩 살펴보도록 할게요.
[ 피쿠알 올리브오일이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이유 ]
① 산화 안정성이 뛰어나요
피쿠알 품종의 가장 큰 특징은 산화 안정성이 뛰어나다는 점이에요. 다른 말로 산패가 다른 품종보다 훨씬 늦게 일어난다는 건데요. 그래서 일반 요리를 할 때 가장 쓰기 좋아요. 이처럼 산화에 강하기 때문에 볶음 요리나 튀김 요리와 같은 열을 가하는 요리를 할 때도 안정적이에요. 이러한 특징이 있어서 피쿠알은 산화 안정성이 떨어지는 품종들과도 섞어서 판매가 되고 있어요. 피쿠알 품종만 판매하면 단가가 안 맞으니 가격을 낮추기 위해 조금은 질이 떨어지는 오일들과 섞어서 판매하는 거예요. 그렇게 되면 가격을 낮추면서도 산패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시중에 판매되고 있는 일반적인 엑스트라버진 올리브오일의 기본 베이스는 피쿠알인 경우가 매우 많아요.
② 올레산과 폴리페놀 함량이 높아요
피쿠알 품종은 폴리페놀 함량이 높은 올리브로도 잘 알려져 있어요. 수확 시기나 추출 방식에 따라 차이가 생기긴 하지만 대부분은 300-700ppm 수준의 폴리페놀 함량을 가지고 있어요. 폴리페놀은 흔히 항산화 성분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항산화 효과란 세포 산화와 염증 반응을 줄이는 데 도움을 주는 성분을 말해요. 무슨 말이냐 하면 세포의 노화를 막아주는 거예요. 즉 노화 방지에 좋은 거죠. 그리고 항암 효과 또한 있다고 알려져 있어요. 올리브오일에 들어 있는 폴리페놀 성분은 올레오칸탈이라고 불리는데요. 품질 좋은 올리브오일을 생으로 먹을 때 목에서 살짝 매캐한 느낌을 받는데 그 이유가 바로 이 성분 때문이에요. 또한 피쿠알은 과육 내 기름 함량이 약 20-27%로 올리브 품종 중에서 기름을 많이 가지고 있는 품종이기도 해요.
[ 꼭 알고 있어야 할 몇 가지 사실 ]
① 프리미엄 피쿠알은 생각보다 적어요
피쿠알 품종은 오일의 성분이 높기 때문에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완전히 익은 상태에서 수확되는 경우가 많아요. 하지만 보통은 올리브가 풋풋한 녹색일 때 수확해야 가장 품질 좋은 오일이 나오는데요. 그렇게 되면 생산량이 적어져요. 그래서 조금 과하게 익었을 때 수확하는 경우가 많아 모든 품질이 고급인 것은 아니에요. 그 결과 전체 피쿠알 생산량 중에 약 25%만 엑스트라버진으로 분류되고 나머지는 그냥 버진이나 그 이하 등급으로 분류돼요. 참고로 엑스트라버진 기준은 산도 0.8% 이하이고 프리미엄 기준은 산도 0.2% 전후예요. 즉 실제 피쿠알 품종으로 프리미엄급 올리브오일을 만드는 양은 생각보다 희소하다고 볼 수 있어요.
② 맛과 향이 가장 무난해요
피쿠알 품종은 전반적으로 다른 품종에 비해 조금 더 묵직한 느낌을 줘요. 피쿠알은 풋풋한 초록색 올리브의 산뜻한 향, 토마토 혹은 무화과 향이 돌기 때문에 올리브오일 입문자 분들도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어요. 물론 향에 대한 표현은 꽤 주관적이긴 하지만요.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피쿠알은 가장 무난하고 다양하게 활용하기 좋은 올리브오일이라는 점이에요. 공복에 생으로 섭취하는 것은 물론, 샐러드나 파스타뿐만 아니라 볶음 요리, 튀김요리, 일상적인 가정식에도 전반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요.
[ 피쿠알 올리브오일이 몸에 좋다고 말하는 이유 ]
"지용성 비타민 (A·D·E·K) 흡수를 촉진하는 데 도움을 줘요.", "당뇨병 환자를 포함한 모두의 혈당 수치를 안정시키는 데 도움을 줘요.", "건강하지 않은 지방 섭취를 대체함으로써 체중 관리에 도움을 줘요.", "장의 점막을 부드럽게 해 장 운동 개선에 도움을 줘요." 이처럼 올레산과 폴리페놀 함량이 풍부한 올리브오일의 효능을 간단하게 설명한다면 비타민 흡수를 도와주고 당뇨병과 다이어트에 좋다고 할 수 있어요. 즉 많이 먹어도 몸에 좋지 않을 게 하나도 없는 그런 식품이라 학계에서도 논란의 여지가 없는 식품 중 하나예요. 그리고 분명한 건 올리브오일은 식품이지 절대 약이 아니라는 거예요.
[ 참고문헌 ]
-CDC — Prediabetes
https://www.cdc.gov/diabetes/basics/prediabetes.html
-Cornell University — 식사 순서와 혈당 반응 연구
https://pubmed.ncbi.nlm.nih.gov/25917813/
-Diabetes Care — 식후 걷기와 혈당 조절
https://doi.org/10.2337/dc15-2338
-The Lancet — 수면 부족과 혈당·대사 이상
https://www.thelancet.com/journals/landia/article/PIIS2213-8587(15)00325-3/fulltext
-견과류 섭취와 혈당 반응
https://pubmed.ncbi.nlm.nih.gov/25911276/
-아보카도 섭취와 혈당 안정성
https://pubmed.ncbi.nlm.nih.gov/25506156/
-Journal of Diabetes Investigation — 올리브오일 식전 섭취 연구
https://pubmed.ncbi.nlm.nih.gov/25598392/
-Nutrients — 올레산과 인슐린 감수성
https://www.mdpi.com/2072-6643/11/8/1821
-Journal of Nutritional Biochemistry — 올레산의 항염 효과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955286315000162
-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 — EVOO와 LDL 산화
https://academic.oup.com/ajcn/article/100/1/32/4576471